7 어떤 목사 부인의 간증

어떤 목사 부인의 간증


아버지의 절규

“마가렛 날 좀 도와 다오!” 그것은 절망에 가까운 호소였다. 아버지의 그러한 호소는 나로 하여금 나의 생애 전체를 바꾸어 놓은 성경 연구를 하게 만들었다.

그 당시, 우리 가족은 필리핀과 인도에서 10여년간 선교사로서 봉사한 후 미국에 있는 새로운 임지로 가기 전에 카나다에 있는 가족들을 방문하였었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부모님의 집에 모든 형제들이 모였는데, 어떤 한 형제에 의해서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에 대한 문제가 토론의 주제가 되었다. 즉,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 과정과 그 결과로서 주어지는 영원한 생명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우리들은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아버지는 내가 목사의 부인이고 오랜 세월 동안 선교사로 봉사하였기 때문에, 나에게서 어떤 분명한 대답을 듣기를 기대했다. 그래서 나의 형제들이 그들의 견해를 피력하였을 때, 아버지는 나에게 “마가렛, 저들의 말이 틀림이 없니?” 라고 물었다. 그 때 나는“아버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라는 무기력한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토론이 계속되어 갈수록 아버지는 점점 더 곤란해 하시는 모습을 역력하게 나타내셨다. 그분이 평생동안 믿었던 하늘에 대한 소망이 한낱 모래성에 불과한 것처럼 보였다.

아버지는 단순히 “예수를 영접하고 하나님께 순종하도록 최선을 다하라. 그러면 점차적으로 죄를 극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셨다. 그는 평생 예수를 믿고 노력하였지만, 여전히 적은 일에 노여움을 잘내고, 분을 참지 못하며, 짜증내고, 인내하지 못하는 성품을 드러내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토론에서 마음을 정결케하고, 죄를 승리케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대해서 듣게 되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엄청난 죄책감과 좌절감에 압도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언젠가는 자신도 승리하는 그리스도인의 생애를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 왔지만, 인생의 황혼기를 넘어서는 나이가 되도록 그리스도의 겸손과 온유를 배우지 못했던 것이다. 성경은 “이기는 자”에게 영원한 삶을 약속하고 있지만, 아버지는 승리의 경험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내 보좌에 함께 앉게 하여 주기를 내가 이기고 아버지 보좌에 함께 앉은 것과 같이 하리라.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요한계시록 3:21~22. 아버지는 진지한 그리스도인이었지만, 죄의 속박과 잘못된 습관의 노예 상태로부터 해방되는 구원의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하였다.

토론이 계속 됨에 따라, 아버지 뿐만 아니라 나도 혼돈 가운데로 들어 가게 되었다. 목사 부인인 나 역시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된다는 의미가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나의 신앙도 아버지가 믿었던 것과 비슷한 신앙이었다.“노력하라.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던 죄들이 조금씩 줄어들면, 그것을 죄에 대하여 승리하는 경험으로 생각하라.”이것이 아버지와 내가 오랜 세월 동안 믿어 왔던 신앙이었다. 과연, 노력하기만 하면, 언젠가는 이기는 자가 될 것인가? 과연, 언젠가는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는 시소 게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다음날 아침, 아버지는 나에게 자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좌절감을 말씀하셨다. 깊은 죄책감으로 자신을 무겁게 억누르고 있는 젊은 시절의 죄들을 고백하였다. 여러 해 동안 자신이 부인과 가족들에게 행한 여러가지 잘못들에 대한 죄책감이 아버지 앞에 거대한 산처럼 다가와서 아버지를 삼키려고 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의롭고 자비로운 생애를 살고 싶었지만, 도무지 그러한 삶을 살 수 없었다.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치 아니하는 바 악은 행하는도다 ...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로마서 7:19,24).

아버지는 언제 운명하실지 모르는 심장 질환을 가진 78세의 노인이셨다. 그는 죄를 승리하는 자만이 하늘에 들어 갈 수 있다는 진리를 알고 있었다. 아버지와 내가 거실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있을 때, 그는 내게 울먹이는 절망적인 음성으로“마가렛, 날 좀 도와다오!” 라고 호소하였다. “오늘날, 도처에는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지 못한 무엇인가를 갈망하며 부르짖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죄를 정복하게 해 줄 능력, 악의 쇠사슬에서 벗어나게 해 줄 능력, 건강과 생명과 평안을 가져다 줄 능력을 갈망하고 있다.” God Taught Love.
                  

열심은 있지만, 진리에 대한 지식이 없음

아버지의 절규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가 아버지의 고뇌를 전혀 도와드릴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실망하지 말고 좀더 열심히 노력해 보세요!”라는 말 뿐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나는 내 자신이 한 말에 아무런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아버지는 이미 평생을 노력해오지 않았던가! 아마, 그분처럼 철저하게 신앙 생활을 하였던 그리스도인의 숫자도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이름만 그리스도인이지 하나님의 진리와 그분의 뜻에 무관심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오랜 선교 생활에서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나의 아버지는 그러한 종류의 그리스도인이 아니었다. 그분의 신앙은 진지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결정적인 능력을 상실한 삶이었다. 그 날,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아버지를 도울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였다.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는지를 아버지께 가르쳐 드릴 수 있게 될 때까지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를 연구하기로 굳게 다짐하였다. 그러나 연구가 진행되면 될수록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아버지 뿐만 아니라 내 자신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목사 부인으로서의 오랜 봉사를 통하여 열심히 헌신하였으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하였지만, 실제에 있어서 나의 영혼은 하나님의 영의 지배하에 있지 못하였다. 마음 속에서 들리는 하나님의 음성에 굴복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 때때로 나를 성가시게 만드는 남편이나 자녀들 또는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 보이지 못했었다. “자칭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많은 사람들이 실제에 있어서는 다만 인간적인 도덕가에 불과하다 ... 성령이 그들의 마음 속에 역사하시는 일이 그들에게는 어색한 일이다.” Living the Life of the Life Giver. 나는 어려서부터 온순하고 착한 아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라났다. 나는 교회 활동에 꽤 열심을 내었으며, 기도회나 성경 연구반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였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내가 꽤 성공적인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하였다. 나는 하나님을 위한 나의 봉사에 만족하였고, 그랬기 때문에 구원을 위한 중요한 어떤 것이 내게 결핍되어 있다는 생각은 결코 할 수 없었다. 나에게 열심은 있었지만, 하나님의 구속의 계획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지식은 없었다. “내가 증거하노니 저희가 하나님께 열심이 있으나 지식을 쫓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의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를 복종치 아니 하였느니라.” 로마서 10:2~3.
                 

참 신앙을 발견함

순수한 신앙은 그리스도의 의로움이 자기의 의가 되게 만들며, 비록 죄인일지라도 그리스도의 은혜와 능력을 통하여 이기는 자가 되게 만든다. 그 까닭은 참된 그리스도인은 믿음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거룩한 성품을 선물로 받게 되며, 믿음을 통하여 항상 그리스도의 구원하시는 손을 붙잡고 살기 때문이다. 율법을 지키는 자기 자신의 행위를 통하여 천국에 들어가려고 하는 자들은 완전히 불가능한 일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생애를 살지 않고서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결코 그러한 순종의 행위가 공로가 되어서 구원을 받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순종과 열심은 하나님의 진리에 일치되어야 할 뿐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최고의 동기가 되어야 한다.

내 자신의 누추하고 헐벗은 상태를 깨닫는 순간, 그리스도의 의에 주리고 목마른 나에게 있어서 성경 말씀은 생명의 떡과 물이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읽어왔던 성경이 이제 전혀 새로운 것으로 부각되었다. 드디어 나는 하나님의 말씀이 나의 죄악적이고 이기적인 본성을 새롭게 변화시킨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내가 발견한 진리를 남편과 나누기 시작하였을 때, 남편도 나의 성경 연구에 참여하였다. 20여년을 목사로서 봉사하였던 남편도 그리스도인으로써 가장 중요한 영적 경험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부부는 그 때부터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들의 관심과 대화는 전혀 새로운 것으로 변화되었고, 영적이고 순결한 것들만을 사모하게 되었다. 우리 자신의 노력과 애씀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우리의 마음과 동기가 변화되었기 때문에 우리 부부에게 있어서 영적인 생활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 우리 부부는 하나님의 변화시키는 진리를 가지고 자녀들에게로 접근하였다. 자녀들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생애 가운데에 생긴 변화를 보면서, 자신들도 그러한 영적 깨달음과 변화를 얻고자 노력하기 시작하였다. 우리가 진리를 올바로 보았을 때에 변화의 기쁨을 맛보았던 것처럼, 자녀들도 우리의 생활 속에 분명하게 나타나는 변화를 보면서 스스로 변화를 갈망하게 되었다. 우리 부부는 그때까지 자녀들에게 가르쳤던 어떤 교훈보다도 강력하고 분명한 교훈을 자녀들에게 가르칠 수 있게 되었다. 죄를 승리케 하는 능력은 오직 하늘에서만 내려온다. 우리의 영혼과 몸과 마음이 새롭게 변화되는 것은 오직 위로부터 내려오는 능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느끼는 그리스도인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와의 살아있는 경험을 발견한 이후, 나는 주님께서 나를 아버지와 나의 형제들에게 보내 주기를 간구하였다. 나는 내가 발견한 구원의 도를 형제들에게 나누게 되기를 간절히 원하였다.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사람 앞에서 너희 보고 들은 것에 증인이 되리라.”사도행전 22:15. 복음은 하나의 생명없는 이론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애를 변화시키는 살아있는 능력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주께서 요구하시는 복음의 증거인데, 지금 세상은 그 같은 증거의 부족으로 인하여 죽어가고 있다. 주님께서는 나에게 가족들에게 복음을 증거할 기회를 주셨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한 진리를 나의 부모님과 형제들과 나누었을 때, 그리스도의 구원하시는 복음을 깨닫고 기뻐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로부터 3일 후, 아버지는 79세의 나이로 운명하셨다. 나는 하나님의 기이하신 섭리와 자비로 인하여 그분을 찬양하였다. 아버지가 복음을 올바로 이해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체험할 때까지, 하나님께서는 79년을 인내하며 기다려 오셨던 것이다.
                              

가장 먼저 배워야 할 진리

어떤 사람이 그리스도인이 되기로 결심하고 교회에 나왔을 때, 그에게 가장 먼저 가르쳐야만 하는 진리는 자신의 의지와 마음을 하나님의 뜻에 복종시키는 법을 배우는 것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살아갈 수 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를 올바로 이해하고 경험하지 못한 그리스도인들은 각종 오류와 세상이 주는 유혹에 쉽게 휩쓸려 가게 된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정말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분명하게 이해해야 한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주말마다 교회에 착실히 나가는 신앙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혹과 시험이 왔을 때에 너무나 무기력하게 쓰러지고 만다. 그들의 신앙은 피상적인 신앙이다. 사람의 표준에 따라서 본다면 별다른 흠이 없어 보이지만, 유혹과 죄에 대해서 너무나 무력한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과 의지를 하나님께 바친다는 의미가 무엇을 말하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우리는 단지 연약한 인간일 뿐이야. 우리가 어떻게 죄를 이길 수 있어?”라고 말한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한낱 죗된 인간에 불과하다면, 우리는 참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여 거룩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마음 속에 그리스도의 영을 소유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는 첫번째 조건이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어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빌립보서 2:5.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은 자들이다. 우리 마음 속에 계신 그리스도의 임재하심이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죄를 이길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부자 법관이 예수께 물었던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라는 질문에 우리의 모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어떠한 것도 이 질문으로부터 우리의 관심을 빼앗아서는 않된다. 이것은 생과 사의 문제이며, 영원한 세상을 위하여 각자가 반드시 결정해야 할 문제이다. 지금 현재, 나와 하나님의 관계가 어떻게 되어 있으며,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 끊임없이 성경을 연구해야만 한다. 진리와 하나님의 뜻에 기초하지 않은 막연한 소망은 결국 멸망을 가져다 줄 뿐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우리의 양심과 생애를 비추어 보아야 한다. 이러한 비추임을 통하여, 우리는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이 필요한지를 분명하게 깨닫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모든 뜻 가운데서 완전하고 확신있게 서라.” 골로새서 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