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부: 마음에 하나님의 법이 기록된 사람

마음에 하나님의 법이 기록된 사람은...


밤중에 수줍은듯이 몰래 찾아온 니고데모에게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수 없느니라”(요 3:3)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의아해하는 그에게 덧붙여 말씀하시기를,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은 다 이러하니라”(요 3:8)고 하셨습니다.

잎사귀와 꽃을 살랑거리게 만드는 바람의 소리는 나뭇가지 사이에서 들립니다. 그러나 바람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것이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성령이 사람의 마음에 역사하시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바람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 성령의 역사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가 회심한 과정이나, 개심의 과정의 확실한 시간이나 장소를 대어 말할 수 없다 해도 이것이 그 사람이 회심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성령께서는 바람과 같이 보이지 않는 능력으로 각 사람의 마음에 끊임없이 역사하고 계십니다. 받는 사람이 혹시 의식하지 못할지 모르지만, 조금씩 영혼을 그리스도께로 이끌리게 하는 감명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감명들은 예수님을 명상하거나, 성경을 읽거나, 기도를 하거나, 목사님의 설교를 들음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성령께서 그 사람에게 더욱 직접적인 호소를 하실 때에 그 영혼은 기쁘게 자신을 예수께 바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가리켜 갑작스런 회심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것은 하나님의 성령께서 꾸준하고도 오래 계속된 과정을 거쳐서 호소하신 결과인 것입니다.
거듭남은 새 마음을 갖게 합니다. 거듭남은 새로운 사람이 되어 살아가게 합니다. 오랫 동안 갇혀있던 캄캄한 죄의 동굴과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무거운 육체의 사슬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사랑으로 마음이 새롭게 된 사람은 진리 속에서 무한한 자유와 기쁨을 느낍니다. 육체의 소욕은 죽고 예수님과 함께 성령의 소욕을 따라가는 생애의 환희와 즐거움은 푸르고 넓은 창공에 안기워 날아가는 새의 즐거움과 같습니다.

이전에 두렵게 느껴지던 하나님이 이제는 마치 친형님처럼 가깝고 의지할 만한 분으로 느껴지고, 사랑으로 덧쒸워지고 입혀진 새로운 마음속에 임재하시는 예수님과의 끊임없는 동행은 삶을 과거의 것과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것으로 만듭니다. 사도 바울이 간증했듯이,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배설물”처럼 하찮게 여겨지고, 하늘의 영적인 사물 외에는 세상의 것들에 별로 관심이 없어지지만, 그렇다고 주어진 삶을 함부로 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삶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사랑의 하나님께서 최선을 위해 마련하신 선물이라는 것을 깨달으므로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바람 그 자체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결과를 드러내듯이, 영혼에게 역사하시는 성령의 활동도 그 구원하는 능력을 체험한 사람의 마음과 모든 행위 가운데서 나타납니다. 하나님의 성령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때, 그 사람의 생애는 변화됩니다.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능력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새로운 피조물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죄악적인 생각은 사라지고, 악한 것이 싫어지고, 악한 행위와는 인연을 끊게 됩니다. 또 예수님이 위해서 돌아가신 한 영혼, 한 영혼이 너무 소중하고 그들의 삶이 귀중하게 생각되어, 다른 영혼을 아프게 하거나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일을 하지 않게 됩니다. 사랑과 겸손과 화평이 분노와 시기와 분쟁을 대신하고, 기쁨이 슬픔을 대신하며, 얼굴은 하늘의 평화의 빛으로 잔잔한 미소를 띄우게 됩니다.

때때로 육체의 소욕이 일어나 아우성을 칠 때가 있지만, 하나님께 온전히 굴복한 삶,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 하나님의 능력에 모든 것을 의탁한 삶의 기쁨과 평화는 이 세상의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 것임을 알기 때문에, 그것이 그렇게 크게 마음을 동요시키는 유혹이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것은 육체의 소욕을 또 다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할 때임을 깨닫게 하는 신호가 되어 다시 주님께 매달리게 만듭니다.

하나님의 영과 합하여 사는 생애, 육체의 소리를 듣지 않고 성령의 소욕을 따라 걸어가는 생애, 진리의 좁은 길을 따라 기쁨으로 사는 생애, 육체의 충동과 사단이 주는 유혹에 종이 되어 살던 어둡고 캄캄하던 감옥을 벗어나 진리의 사랑을 받으며 하나님의 무한한 자비의 세계에서 자유를 누리면서 사는 거듭난 생애를 한번 맛 본 사람은 다시는 잃어버리고 싶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거듭난 사람의 마음과 생애 속에는 늘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싶은 소원, 늘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 싶은 열망, 사람의 인정보다 하나님의 인정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여 묵상하는 일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 사람은 하나님께 범죄하라고 억만금을 갖다주어도 고의적으로 죄를 짓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하나님의 법이 마음에 기록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하나님의 법이 생각에 기록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철저하게 거듭난 사람인 것입니다.

“또 주께서 가라사대 그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으로 세울 언약이 이것이니 내 법을 저희 생각에 두고 저희 마음에 이것을 기록하리라 나는 저희에게 하나님이 되고 저희는 내게 백성이 되리라” (히 8:10).

영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