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부: 성소를 통해 재조명되는 십계명


1. 지상 성소 폐지와 의문의 율법 폐지

우리는 다니엘 9장에서 성소와 관련된 매우 중요한 예언을 볼 수 있다. 그 예언은 다니엘 9장 24절부터 시작되는 예언인데, 그 예언 속에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심으로써 지상의 성소제도가 폐지될 것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니엘 9장 24절에 나오는 70주일에 관한 예언은 이미 상세하게 다루었으므로, 여기서는 성소와 관련있는 내용만을 다루기로 하겠다.“그가 장차 많은 사람으로 더불어 한 이레 동안의 언약을 굳게 정하였고, 그가 그 이레의 절반에 제사와 예물을 금지할 것이며.” 27절. 이 예언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셨을 때, 지상 성소에서 행하여졌던 동물의 희생제도가 그 종말을 고한다는 의미이다. 하나님께서는 제사 제도의 종말을 알리기 위해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운명하시는 순간, 성소 안의 휘장을 초자연적인 힘에 의하여 두 조각으로 찢어지는 놀라운 사건을 일으키셨다(마가복음 15:37~38, 누가복음 23:45~46을 볼 것). “예수께서 다시 크게 소리지르시고 영혼이 떠나시다. 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고.” 마태복음 27:50~51. 예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으로써, 더 이상 동물의 피가 흘려질 필요가 없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그리스도의 피로서 새로운 언약을 인치셨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심으로써, 모세가 제사 의식에 대해서 기록한 증서인 의문의 율법은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되었다.

성경을 공부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한 가지 이해하여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율법에는 두 종류의 율법이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는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반포하신 돌비에 새긴 십계명인데,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지성소 안에 있는 법궤 속에 보관하라고 명하셨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모세가 성소 의식에 관하여 두루마리에 기록한 의식법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폐한 율법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는 모세가 기록한 의문의 율법을 폐하여진 것으로 말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이 문제에 대하여 한가지 커다란 오해가 수많은 평신도들 뿐만 아니라, 성직자들에게까지도 편만해 있는데, 그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하나님의 율법 즉, 십계명을 폐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십계명에는 제사제도나 의식에 관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십자가 십계명을 폐하여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잘못된 가르침을 믿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골로새서 2:14를 이용한다. “우리를 거스리고 우리를 대적하는 의문에 쓴 증서를 도말하시고 제하여 버리사 의문에 쓴 증서를 십자가에 못박아 버리고.” 분명, 십자가에 의해서 폐지된 것이 있는데, 그것은“의문의 증서”이다. 의문에 증서는 모세가 두루마리에 제사 제도에 대하여 기록한“증서(책)”을 말하며, 십계명은 두개의 “돌비” 에 하나님께서 친히 새겨 주신 도덕률을 말한다. 그들은 십자가에 의해서 십계명이 폐하여졌다고 믿기 때문에, “구원은 십자가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하나님의 계명은 더 이상 순종하지 않아도 됩니다. 계명에 대한 순종을 강조하는 것은 율법주의자들 입니다!”라고 말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신 것은 율법을 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율법의 의미를 완성시키기 위해서 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않된다. 그리스도인의 믿음이나 십자가의 은혜는 율법을 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하나님의 율법인 십계명이 폐하여졌다고 믿는 그리스도인마다 불순종과 방종의 생활로 빠져 들어가는 이유는 그들이 하나님의 도덕률을 무시하는 생활을 삶으로써 그리스도인 신앙 생애의 가이드 라인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다니엘 9장에 나오는 70주일의 예언에는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는 시간에 대한 예언이 포함되어 있다. 예수께서는 A.D.27년 가을에 침례를 받으셨는데, 그 때로부터 3년 반이 지나면,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인하여 희생 제사가 끝나게 된다는 사실을 예언이 25~27절에 기록되어 있다. A.D. 27년 가을로부터 정확하게 3년 반 후인 A.D. 31년 봄에 예수께서는 운명하셨다. 여기서 독자들에게 색다른 질문 한가지를 던지고자 한다. 유대인들의 절기 중에서 봄에 열리는 큰 절기가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유월절이다! 그러므로 고린도전서 5:7에서, 사도 바울은,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이 되셨느니라” 라고 기록하고 있다. A.D. 31년 봄, 유월절 날, 너무나 정확한 시간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유월절 양이 되셔서 여러분과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는 대속의 희생을 치루셨던 것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예언인가! 하나님께서 선지자 다니엘을 통하여, 예수께서 이 땅에 태어나기 수백년 전부터 당신의 아들이 피흘리며 죽는 날짜까지 정확하게 예언해 두셨던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마다 엄숙한 마음으로 성경 말씀을 대하게 될 것이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에 못박히셨고, 당신의 이마와 얼굴은 가시관에 찔려서 흘러내리는 피로 얼룩졌는데, 바로 그 때 “(동물의 희생)제사와 예물”을 드리는 제도와 예식이 폐지되었으며, 유대인들이 구약 시대 동안에 지켜왔던 성소와 관련된 행사인 절기나 월삭이나 절기 안식일이 폐지되었다. 왜냐하면 이러한 모든 의식이나 유대인들이 지키던 절기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 돌아가시는 대속 제물이 되실 것이라는 사실을 표상적으로 가르쳐 주는 그림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성소에서 거행된 모든 예식의 원형이신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어린 양으로서 죽으셨기 때문에, 구약 시대 동안에 이 놀라운 사건을 예표하는 그림자로서 사용되어 왔던 지상 성소 의식은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그러므로 바울은 이 사실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던 것이다. “우리를 거스리고 대적하는 의문에 쓴 증서를 도말하시고 제하여 버리사 십자가에 못박으시고 ... 십자가로 승리하셨느니라. 그러므로 ... 절기나 안식일을 인하여 누구든지 너희를 폄론하지 못하게 하라. 이것들은 장래 일의 그림자니 몸은 그리스도의 것이니라.” 골로새서 2:14~16.

그러므로 메시야의 오심과 죽으심을 표상하였던 구약시대의 성소의 영적인 의미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면,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하나님의 도덕률인 십계명을 폐하였다고 오해하게 된다. 십자가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는 하나님께서 도덕률로 제정하신 십계명을 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십자가를 바라보는 그리스도인의 마음을 감동시켜서 계명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능력을 주는 원천이 된다. 또한 마지막 날에 우리는 하나님의 율법을 기준으로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위를 심판받게 될 것이다.“누구든지 온 율법을 지키다가 그 하나에 거치면 모두 범한 자가 되나니, 간음하지 말라 하신 이가 또한 살이하지 말라 하셨은즉 네가 비록 간음하지 아니하여도 살인하면 율법을 범한 자가 되느니라. 너희는 자유의 율법대로 심판받을 자처럼 말도 하고 행하기도 하라.” 야고보서 2:10`12


2. 율법의 역사

아담과 하와는 창조함을 받았을 때에 하나님의 법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저들은 율법의 요구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그 교훈이 저희의 마음 속에 기록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가 범죄하자,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생명을 인류를 위한 대속제물로서 바치는 구속의 계획을 수립하셨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죽음을 예표하는 동물의 희생제도가 세워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율법이 범하여지지 않았더라면, 인류에게는 죽음이라는 것이 없었을 것이며, 따라서 구세주의 필요성도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희생제물을 드릴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아담은 자손들에게 하나님의 율법을 가르쳤고, 율법은 계속되는 세대를 통해서 전달되었다. 그러나 인류를 위한 위대한 구속의 계획이 세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숫자는 극히 적었다. 범죄로 인하여 세상은 매우 극악하게 되었기 때문에, 세상을 홍수로서 다시 정결하게 할 수 밖에 없었다. 홍수 후, 율법은 노아의 가족들에 의해서 보존되었다. 그러나 다시 인구가 증가하면서 사람들이 하나님의 법을 무시하는 삶을 살자,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택하셔서 그에게 할례 의식을 주셨는데, 이것은 할례를 받는 자는 하나님만을 섬기기로 헌신한다는 서약의 표시였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자손 역시 그 서약을 지키지 못한 결과, 결국에는 애굽에 종살이 하는 고통을 겪게 되었다. 애굽에서 종살이 하는 동안, 그들은 하나님의 율법에 대한 지식을 많이 잃어 버렸을 뿐만 아니라, 애굽의 이교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그리하여 여호와께서 모세를 통하여 그들을 애굽에서 불러내셨을 때, 그분께서는 시내산에 강림하셔서 모든 백성들이 듣는 가운데 당신의 율법(십계명)을 친히 두개의 돌판에 새겨주심으로써 하나님의 법에 대한 지식을 그들에게 가르치셔야만 하셨다.

오늘날, 어떤 사람들은 계명과 율법은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만을 위하여 제정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유대인이 아닌 우리들은 하나님의 계명과 율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정말 그런가? 성경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기 훨씬 이전 즉, 야곱을 통해서 유대민족이 형성되기 훨씬 전에 이미 계명과 율법이 존재하였음을 증거하고 있다. “이는 아브라함이 내 말을 순종하고 내 명령과 내 계명과 내 율례와 내 법도를 지켰음이니라.” 창세기 26:5. 이러한 사실은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십계명이 공포되기 이전의 장면에서도 재확인할 수 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서 양식을 비같이 내리리니 이같이 하여 그들이 나의 율법을 준행하나 내가 시험하리라.” 출애굽기 16:4.

만일 아담이 받았고, 노아가 보존하였고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던 하나님의 율법이 계속해서 잘 지켜졌더라면, 할례 의식은 필요 없었을 것이다. 만일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할례로써 표를 삼은 언약을 잘 지켰더라면, 그들은 우상 숭배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며 애굽에서 노예 생활을 하는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이고, 하나님께서 새삼스럽게 시내산에서 율법을 선포하고 돌비에 새겨서 백성들에게 줄 필요도 없었을 것이며, 모세에게 부가적인 내용이 담긴 의문의 율법을 기록하게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3. 의문의 율법을 주신 이유와 영원한 계명




아담 때부터 시작된 동물의 희생제도는 그의 후손들에 의해서 크게 곡해되었다. 주변의 이방인들로부터 받아들인 미신, 우상 숭배, 방탕함으로 인하여 하나님께서 지시하셨던 단순하고도 의미심장한 희생제도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성소에서 유지되어야 할 예배 형식에 대한 완전한 지시를 주시게 되었고, 모세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의식 율법을 책에 기록하였다. 이 희생제도에 관한 의식 율법을 신약 성경에서는 의문의 율법(ceremonial law)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십자가에서 폐지된 율법은 바로 이 의식 율법을 뜻한다.

또 하나의 율법은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두 돌판에 친히 기록하신 십계명인데, 이것은 성소의 두번째 칸인 지성소 안의 법궤 안에 거룩하게 보관되었다. 십계명은 하나님의 도덕적 품성과 그분의 뜻이 기록되어 있는 도덕률(moral law) 이다. 이것은 총 10개의 계명으로 되어 있는데, 전반부에 있는 4계명에는 하나님께 대한 충성과 사랑이 기록되어 있고, 후반부 6계명에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켜야 할 도덕과 사랑이 기록되어 있다.

동물의 희생제도에 대해서 기록한 의문의 율법은 세상 죄를 지고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인 그리스도의 죽음에 의해서 제사 제도의 목적과 그 완전한 의미가 실현될 때까지만 존재하도록 되어 있었다. 왜냐하면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면, 더 이상 양을 잡아 죽이는 희생제도가 불필요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의문의 율법을 그리스도께서 “제하여 버리사 십자가에 못박으”셨다고 기록하였던 것이다(골로새서 2:14). 그러나 십계명의 율법에 대해서 시편 기자는 “여호와여 주의 말씀이 영원히 하늘에 굳게 섰”다고 기록하였고(시편 119:89), 그리스도께서는 “내가 율법을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이라도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 고 선언하셨다(마태복음 5:17~18).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율법도 거룩하며 계명도 거룩하며 의로우며 선하도다”라고 말했던 것이다(로마서 7:12).

구세주의 죽음은 의문의 율법을 종식시켰지만, 도덕적 율법인 십계명에 대한 인류의 의무는 조금도 감소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인류에게 내려진 율법의 정죄를 속하기 위해서 하늘의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죽으셔야만 했다는 사실은 율법의 요구와 그 권위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증거하고 있다. 비록 의문의 율법이 십자가에서 폐지되었다고 할지라도, 희생제도 속에 담겨진 귀중한 의미는 오늘날에 사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기별을 전하고 있는데, 바로 그것이 성소 기별이다.

영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