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2: 축제식 예배를 진단한다 1

축제식 예배가 범람하고 있다


오늘날 기독교 안에는 진정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교인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기독교 안에 진정한 경건의 부흥과 진정한 성령의 역사가 결핍되며, 신령과 진리로 예배하는 엄숙하고 감동적인 예배가 사라지고 그 대신 영적인 쇠퇴와 형식적인 종교가 자리를 잡게 되자, 교회의 영적인 빈곤과 공황을 메우기 위해 도입한 것이 축제식 예배 형태이다.

물론 축제식 예배를 경영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요즈음의 교회들은 좀더 쉽게 대중을 교회로 인도하고 또 대중을 더 쉽게 종교에 적응하게 하기 위하여, 또 좀더 효과적인 전도의 수단과 방법이 필요하다는 명목 하에 저마다 앞을 다투어 축제식 예배 형식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어린이들을 교회로 인도하기 위하여 어린이들을 위한 축제 예배 “윙윙”이라는 형식도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내의 기독교인들의 다수가 무대 공연식의 예배를 드리는 새로운 형태의 대형 교회(Mega church)로 몰리면서 기존의 주류 교단 교회 성도의 수가 오히려 줄고 있다는 소식이 신문에 실렸었다. 교회 연구 단체들은 그 중에서도 2만 5000명의 성도가 몰리는 텍사스 휴스턴의 ‘레이크우드’ 교회를 미국 최고의 대형 교회로 뽑는데, 이곳의 예배는 마치 록 콘서트나 공연행사장을 연상케 한다. 예배 음악은 10종류의 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와 무대 위의 찬양단이 주도하며, 성도들은 대형 TV화면에 뜬 가사를 보면서 찬양을 따라 부른다.

예배가 진행되면 담임목사인 조엘 오스틴 목사의 얼굴이 크레인 위의 촬영 카메라로 스크린에 비춰진다. 국제 텔레비전 방송망을 통해 전 세계 1억 5000만 명의 시청자가 시청한다는 그 교회의 오스틴 목사는 인기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세계 모든 지역에 이 같은 교회를 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자주 해외여행에 나서기도 한다. 레이크우드 교회는 갈수록 늘어나는 신도들로 인해 올 7월 1만 60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새 교회 건물로 이사할 예정이다.
종교 전문가 월리엄 마틴 교수는 “높은 에너지를 내뿜는 축제식의 대형 교회 예배가 인기 속에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으며, 마치 종교 축제를 연상케 하는 레이크 우드 교회의 예배 방식은 미국뿐만 아니라 지구촌 주민들을 이 교회로 인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1) 축제 예배, 과연 효과적인가?

전 세계 기독교뿐만 아니라 한국의 많은 기독교회들이 요즈음 축제 예배 형태를 도입하여 예배드리고 있다. 그런데, 그 축제식 예배는 예배라기보다 “종교적인 쇼”라고 부르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그 예배에서 불리고 들려지는 빠른 템포와 엇박자가 섞인 요란한 복음 성가들은 가사만 복음적으로 살짝 대치시켰을 뿐, 보통 TV에서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연예오락의 유행가들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요즈음은 춤으로 드리는 예배 형식들도 등장하고 있는데, 거기에는 여러 가지 장르의 춤, 힙합댄스, 재즈댄스, 발레와 퓨전댄스 등으로 성경의 이야기들을 그려내며, 춤을 통하여 예배드리며 청중들을 복음화한다고 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목회자들이나 사역 담당자들은 말한다. 시대가 시대니 만큼 교회에서 사용하는 음악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야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처음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교회에 적응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앉아있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음악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예배 형태는 사람들을 교회로 불러 모으는 효과적인 수단이며, 또 매우 파급적인 전도 효과를 불러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축제식 예배의 근원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주신 모든 것들을 감사하고 축하하자는 의미에서 생기게 되었는데, 그 근원은 천주교회가 원조이다. 이런 예배 형식을 좋아하는 목회자들과 신도들은 마땅히 우리가 드려야 하는 예배는 축제식의 즐거운 예배가 되어야 하고 축하하는 분위기 속에서 드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축제식 예배는 현대인들을 매료하고 있는 긍정적인 생활과 사고방식에 맞아 떨어지므로 더 기독교를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잠깐 생각해 보자. 과연 세속적인 리듬과 박자가 뒤섞인 신나는 음악이 많은 사람들을 교회로 불러들여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참 성도로 만드는가? 과연 그 축제식 예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영적으로 성장하는가? 그 흥겨운 노래가 사람들을 교회 안에 머물도록 하고, 그들을 진정한 알곡의 신자로 만드는가? 그 예배가 진정으로 자신을 살피고 회개하게 하며 성화시키는가?

2) 축제식 예배 음악의 실상

감정을 자극하는 낭만주의적인 분위기의 노래들을 교회 안으로 불러들여 연주하여 사람들의 감각을 혼란시키는 축제 예배는, 성령의 조용하고 엄숙한 임재 대신에 감각적이고 세속적인 음악으로 사람들의 감정을 취하게 하여 신자들의 정서를 기만하기 쉽다. 이러한 종교적 연예오락이 기독교를 온통 타락시켰기 때문에, 수백만의 사람들은 그것이 영적인 퇴락의 징조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그저 흥겨운 예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요즈음의 교회에서 불리는 복음 성가 중에 많은 노래들은 성령의 감화보다는 낭만적인 분위기가 더욱 더 지배적인 것들이다. 과거에는 나이트클럽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댄스 리듬이 소위 복음 성가라고 불리는 곡들에 들어 있으며, 그런 노래의 곡이나 가사는 말초적인 신경과 욕망을 자극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노래 속에서 그리스도를 마치 사랑하는 연인처럼 모신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그분에게 나타내는 친밀감은 그분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듯한 부적절한 경우가 많으며, 또 그것은 그분을 숭모하는 성도의 경건한 친밀감이 아니라, 너무 인간적인 연인의 무례한 친밀감을 표시한 듯 한 인상을 준다.

오늘날의 기독교는 또 하나의 오락이 되어 버렸다. 이제 더 이상 기독교의 능력은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다. 죄의 깨달음과 회개와 경건한 슬픔은 거의 없어져 버렸다. 요즈음 기독교의 교인들은 하나님에 대한 생각보다 자신과 육신의 행복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참된 신앙과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아 행복감을 얻지 못할 경우, 다른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행복해지려고 매우 애를 쓴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종교적 크리스천 로큰롤(rock-and-roll)을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감정에 호소하고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리듬과 화음과 곡조로 된 복음 성가들을 부르는 것이다. 복음주의적 기독교인들이 무용음악에 쓰이는 그 많은 타악기들과 드럼과 전자 기타들과 쇼와 영화에서나 사용됨 직한 도구들을 사용하여 사람들을 부추겨 축하해 주고, 분위기를 북돋으려고 애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그들이 주님이 주시는 참된 신앙의 기쁨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주님께서 임재하시는 평안과 기쁨으로 넘치는 사람은 다른 자극적인 것은 찾지 않는 법이다. 쾌활하고 자신감에 차 있기는 하지만 그리스도와 그분의 십자가와는 그다지 닮지 않은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그들은 축제의 종을 울리는 일을 좋아하고 마치 게임 쇼의 진행자처럼 활력이 넘친다. 그들은 자기들이 그리스도를 위해서 산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리스도를 위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육신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기독교의 예배의 질은 점점 쇠퇴의 길을 걸어온 반면, 즐거움을 얻기 위한 종교적 연예오락은 계속 번성해 왔다. 사람들은 자기 마음속에서 기쁨을 찾지 못하면 다른 곳에서 기쁨을 찾으려고 애쓴다. 기쁨이 없고 메말라 있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사람들은 하나님에게서보다 세상의 오락거리에서 기쁨의 단물을 짜내려고 애를 쓴다. 그들이 아는 유일한 종교적인 기쁨이란 복음 성가를 대중가요처럼 부르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종교적 쇼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종교적 쇼의 진행자들이 성소로 들어갈 때 그들은 여호와께 이상한 불을 드리는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게 봐주어도, 그것은 기도와 성령님의 감동을 대신하려는 가련한 시도에 불과하다. 그들의 그런 예배 방식은 그리스도를 위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육신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애쓰는 것으로 비쳐진다.

3) 윙윙(Wingwing) 어린이 축제 예배

요즈음은 어린이들을 위한 효과적인 전도의 일환으로 윙윙 어린이 축제 예배 형식이 교회 어린이부마다 도입되고 있다. 이 예배를 선호하여 도입하는 사람들은 말하기를, 이 윙윙 어린이 축제 예배는 즐거움과 영성이 함께 조화되어 있는 예배이며, 어린이의문화에 맞게 꾸며진 예배 형식이라고 환영하고 있다. 이 예배는 예배 전 프로그램과 예배 프로그램과 예배 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데, 예배 전 프로그램에는 율동과 윙윙 파워댄스와 게임, 캐릭터 등이 총동원되어 있다. 예배는 즐거운 찬양 율동과 게임을 통해서 어린이들의 움직이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는 예배이며, 종합 예술이 동원되어 어린이들이 조금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며, 매주 새로운 아이들이 전도되어 올 수 있는 놀라운 예배라는 주장 아래 매우 각광을 받고 있다.

물론 이런 예배를 현대의 매스 미디어에 익숙해 있는 어린이들을 교회로 인도하는 일환으로 사용한다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엄숙하고 경건하게 하나님을 경배하고 예배드리며, 자신을 창조하신 하나님 앞에, 그리고 자신을 구원하신 예수님의 은혜를 감사하므로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며 조용하고 경건하게 예배드리는 법을 배워야 하는 어린 시기에, 교회인지 오락장인지를 구별할 수 없을 만큼 흥분시키는 분위기 속에서 드려지는 소란한 춤과 예배는 아이들의 영성 교육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모르는 것이다.

아이들은 교회에서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이 얼마나 엄숙하고 경건해야 하며, 동시에 얼마나 특권이고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배워야 한다. 예수님의 말씀을 순종하는 것, 하나님의 성품으로 변화되고 꼴 지워짐을 받는 것, 어린 나이이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여 자신의 욕심대로 행하지 않고 더 예수님의 뜻대로 살며, 남을 사랑하고 돌보는 정신과 태도를 배우는 것은, 하나님께 경배한다기보다 자신을 즐겁게 하고 충족감을 주는 소란한 축제식 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진정한 영성 교육에 있어서 더 중요한 것이다.

4) 교회 안에 들어 온 연예오락

오늘날에는 연예성 오락이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교회 안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세기 동안 교회는 온갖 형태의 세상적 연예오락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견지해 왔다. 왜냐하면 교회는 연예오락의 본질을 간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는 지금 ‘연예오락’이라는 큰 신(神)을 이길 수 없게 된 듯이 보인다. 그 결과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세상적 연예오락을 제공하는 데 많은 돈을 쏟아 붓는 희한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그리하여 기독교적 연예오락이 정말 중요한 하나님의 일들을 몰아내고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여러 교회에서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연예오락이라는 큰 신이 그의 추종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방법은, 주로 그들에게 노래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본래 어린아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놀이와 이야기를 좋아하는 성향’이 오늘날 ‘성장이 더딘 교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성숙한 신앙에 이르지 못한 기독교인들이 자꾸 기독교가 재미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이상한 방법들을 도입하여 그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애쓰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오락성 있는 예배 형식의 도입을 받아들이는 현대 복음주의 교회의 병폐는 무엇인가? 그것은 과거의 성도들이 소중히 여겼던 하나님과의 관계, 진정한 예배와 경건의 훈련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런 것은 너무 진부하고 느리다. 그들은 화려한 매력과 빠른 극적인 활동, 시대에 맞는 흥미 있는 예배 형식과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과 활동을 원한다. 그리고 그런 것들로 자기 내면의 깊은 영적인 공허를 메우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피상적인 신앙의 비극적인 결과는 도처에서 발견된다. 깊이 없는 사랑, 속 빈 신앙관, 재미에 치우치는 신앙 집회, 예배에 들여온 세속적인 음악, 축제식 예배 형태, 사람에게 영광을 돌리는 일, 종교적인 형식에 의지하려는 태도, 동호회 모임과 같은 친교 활동, 인간의 열정을 성령님의 능력으로 착각하는 오해, 이런 것들이 바로 그런 비극적 결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