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회개하라

회개하라 


“이스라엘로 회개케 하사 죄 사함을 얻게 하시려고 그를 오른손으로 높이사 임금과 구주를 삼으셨느니라” (행 5:31)

    거듭나기 위한 두 번째 단계는 회개이다. 십자가를 쳐다본 사람에게는 진정한 회개의 경험이 따르게 된다. 사람이 십자가로 나아가 그 앞에 설 때,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십자가에 달리신 희생제물, 곧 인간의 죄 때문에 고통을 당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며 그분을 못박은 자신의 악한 죄를 미워하게 된다. 그리고 “왜 나는 나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을 그렇게 계속 슬프게 하며 배반하는 생애를 살았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는 자신의 속절 없는 상태를 한탄하며 이렇게 부르짖게 될 것이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랴” (롬 7:24).
    바로 그 때 우리는 우리의 악한 상태를 슬퍼하며 자신의 잃어버린 상태에서 돌이켜 예수께로 나아가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그리스도께로 나아갈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오순절 날에 허다한 무리가 죄를 깨닫고 “우리가 어찌할꼬”(행 2:37) 하고 질문한 것과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베드로의 대답의 첫마디는 “회개하라”(행 2:38)는 것이었다. 그 다음에 그는 말하기를 “회개하고 돌이켜 너희 죄없이 함을 받으라”(행 3:19)고 하였다.

참된 회개의 의미

    회개란 무엇인가? 회개라는 것은 죄를 슬퍼하고 죄에서 떠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자기의 죄를 진정으로 미워하며 죄를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죄가 얼마나 악한 것인지 깨닫지 못하면 죄를 버리지 않게 될 것이며, 또한 진심으로 죄를 버리고 회개하는 경험을 하지 않으면 거듭남을 체험할 수도 없을 것이다.
    회개의 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많은 사람은 자기의 악행이 자신에게 고통을 미치게 할까봐 두려워하여 범죄한 것을 후회하거나 혹은 외모적 변화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성경상 의미로서의 진정한 회개가 아니다. 저들은 죄 자체보다도 죄가 가져온 결과와 그 고통을 슬퍼할 뿐이다. 그것은 마치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영구히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 슬퍼한 것 같은, 또 발람이 나귀를 때리다가 자기의 가는 길에 선 천사를 보고 두려워서 자기 생명을 잃을까봐 죄를 자백한 것 같은 것이다. 그들은 진정으로 죄를 회개하지도 않았고, 목적을 변하지도 않았고, 악을 미워하지도 않았다.
    가룟 유다도 자기의 주를 판 후에 부르짖기를 “내가 무죄한 피를 팔고 죄를 범하였도다” (마 27:4)고 하였다. 이 고백은 정죄에 대한 무서운 생각과 심판에 대한 두려운 공포 때문에 그의 범죄한 심령에서 어찌할 수 없이 나온 것이다. 그것은 그에게 임할 결과가 그에게 공포심을 주었을 뿐, 흠없는 하나님의 아들을 팔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자를 배반한 사실에 대하여 충심으로 마음을 찢는 애통을 느낌으로 하는 회개가 아니었다. 그것은 또한 애굽 왕 바로가 하나님의 형벌로 재앙을 당할 때에 형벌을 더 받지 않기 위하여 자기 죄를 자복하였으나, 그 재앙이 그치자마자 다시 하나님을 거역한 것과 같은 것이었다. 이것들은 다 죄의 결과를 두려워한 것 뿐이요 죄 그 자체를 슬퍼한 것이 아니다.

참된 회개의 예

    다윗이 범죄한 후에 한 기도는 죄에 대하여 참으로 슬퍼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회개는 진실되고 마음 속 깊은 데서 나온 것이었다. 죄를 변명하려는 노력도 없었고, 형벌을 피하려는 욕망도 그의 기도의 동기가 되지 않았다. 다윗은 자기의 범죄가 얼마나 흉악함을 깨달았고, 또 자기의 심령이 얼마나 더러워졌으며 그의 죄가 하나님을 얼마나 슬프게 했는지를 깨달음으로, 죄를 진정으로 슬퍼하며 자기 죄를 미워하였다. 그가 기도한 것은 죄사함을 받기 위하여서만 아니라 마음의 순결을 얻기 위하여서였다. 그는 성결의 기쁨 즉 -하나님과의 조화와 교통을 회복하는 것-을 갈망하였다.
    그는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를 좇아 나를 긍휼히 여기시며, 주의 많은 자비를 좇아 내 죄과를 도말하소서. 나의 죄악을 말갛게 씻기시며 나의 죄를 깨끗이 제하소서... 우슬초로 나를 정결케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나를 씻기소서. 내가 눈보다 희리이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신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시 51장) 라고 간절히 간구하였다. 그는 죄를 미워했을 뿐만 아니라 죄로부터 완전히 회복된 새로운 마음을 창조해주시기를 기도하였다. 그는 죄를 미워하였으며, 다시는 그런 죄에 빠지기를 원하지 않았고, 그 죄에서 돌이켰다.
    이렇게 죄에 대해서 슬퍼하고 죄로부터 온전히 정결함을 받기 원하며, 예전의 죄를 미워하여 죄에서부터 완전히 떠나는 것이 진정한 회개이다. 그러나 이러한 회개는 우리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없다. 이것은 승천하시고 살아 계신 그리스도로부터만 얻을 수 있는 선물이다.

회개는 하나님의 선물

    적지않은 그리스도인들이 회개에 대하여 올바른 개념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주고자 원하시는 도움을 받지 못한다. 그들은 생각하기를, 자신들이 먼저 회개하지 않으면 예수님께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회개가 그들의 죄를 용서받기 위한 길을 준비해 준다고 믿는다. 사람이 용서받기 전에 회개해야 한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오직 자신의 죄를 진정으로 뉘우치는 자만이 구주의 필요를 느낀다. 그러나 죄인이 예수께로 나아가려면 반드시 그가 회개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인가? 회개가 죄인과 구주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야 할 것인가?
    성경은 죄인이 예수님께 나오기 전에 회개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초청하시며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마 11:28)고 말씀하신다. 그리스도의 능력과 사랑은 사람을 진정으로 회개하도록 이끈다. 베드로는 다음에 기록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말한 그의 말 가운데서 이말의 뜻을 밝히 드러냈다. “이스라엘로 회개하게 하사 죄사함을 얻게 하시려고 그를 오른손으로 높이사 임금과 구주를 삼으셨느니라”(행 5:31).
    우리는 그리스도 없이 사유함을 받을 수 없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성령이 우리의 양심을 깨우쳐 주시지 않으면 회개할 수 없다. 오직 그분만이 우리 마음 가운데 죄에 대한 증오심을 넣어 주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시다. 진리와 순결에 대한 모든 욕망 - 우리 죄에 대한 모든 감각 - 은 그리스도의 성령이 우리의 마음에서 활동하시는 증거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땅에서 들리면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겠노라” (요 12:32)고 하셨다. 우리가 갈바리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의 어린양을 바라볼 때에 구원의 오묘한 이치가 우리의 마음을 깨우치기 시작하고,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우리를 회개로 이끄신다. 그리스도께서 죄인들을 위하여 죽으심으로써 측량할 수 없는 사랑을 나타내신 것을 죄인이 보고, 또 그 사랑을 주목할 때에, 그 사랑은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마음에 감명을 주며 심령에 통회하는 생각을 일으킨다. 사람이 혹시 저희가 그리스도께로 이끌려가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기 전에라도 저희의 죄악적 행실을 부끄러워하여 어떤 악습들을 버리는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이 옳은 일을 하고자 하는 진정한 욕망으로 저희 생애를 개선하려고 힘쓰는 일이 있을 때마다 그들을 이끄는 것은 곧 그리스도의 능력인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사람들로 십자가를 쳐다보고 저희 죄 때문에 못 박히신 자를 주목하게 하실 때에, 그들은 하나님의 계명을 절실히 깨닫게 되며, 저희 생애의 악함과 심령에 깊이 뿌리 박힌 죄가 밝히 드러나게 된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의를 얼마만큼 이해하기를 시작하고 부르짖기를 “죄가 무엇이길래 죄를 범한 자를 구원하기 위하여 그처럼 큰 희생이 요구되는가? 우리로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기 위하여 이 모든 사랑, 이 모든 고난, 이 모든 굴욕이 요구되었는가?” 라고 할 것이다.
죄인이 이 사랑을 배척할 수도 있으며 그리스도께로 끌려가기를 거절할 수도 있을 것이나, 만일 죄인이 거절만 하지 않으면 그는 예수에게로 끌려가게 될 것이다. 구원의 계획과 경륜에 대한 지식은 죄인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사랑하는 아들로 고난을 당하게 한 자기의 죄를 회개하게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을 나타내시며 당신의 성령의 탄원을 통하여 인간에게 회개를 호소하신다. 회개는 하나님의 선물이며, 당신께서 용서하시는 사람을 먼저 회개하게 하신다. 성령께서는 구주를 모욕하고 슬프시게 한 감사하지 아니한 마음을 드러내어 우리로 십자가 밑에서 통회하게 하신다. 모든 죄로 인하여 예수께서 다시 상처를 입으신다. 우리 때문에 찔림을 받으신 예수를 바라볼 때에 우리는 그리스도께 고뇌를 안겨 준 죄로 인하여 슬퍼하게 된다. 이러한 애통이 죄를 버리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회개이다.